‘나’에게 침대란?
여러분은 자고 일어나자마자 침대를 치우는 편인가요? 아니면 우울할 때 이불을 뒤집어쓰고 꼼짝 않고 있는 걸 더 좋아하시나요? 누군가는 아예 바닥에서 자는 게 더 편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죠. 제가 한창 히키코모리처럼 지낼 때, 저의 침대와 그 주변은 난장판 그 자체였어요.
‘트레이시 에민’에게 침대란?

이 모습을 보며 떠오른 작품이 바로 트레이시 에민의 1998년 설치작품 〈나의 침대(My Bed)〉입니다. 에민은 그녀의 침대와 주변의 어질러진 흔적들—담배꽁초, 속옷, 술병—을 그대로 전시장에 옮겨놓으며, 당시 터너상 후보에 오르고 큰 논란과 관심을 불러일으켰죠.
‘트레이시 에민’의 침대는 미술작품인가?
이 작품은 단순히 지저분한 침대가 아니라, 작가 자신의 감정과 기억, 우울함을 고백하는 강렬한 선언이었습니다. 일상의 흔적들을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면서, 우리는 “이것도 예술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죠. 무엇보다도 이 작업은 특히 여성의 삶과 몸, 그리고 감정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정면으로 도전하면서, 진실함과 용기가 예술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내 방 그리고 그 안의 이야기.
이 작품을 통해 여러분에게 묻고 싶습니다.
당신의 책상이나 방 한구석을 예술 작품으로 전시한다면, 그 안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기게 될까요?
예술은 반드시 아름다워야 할까요, 아니면 진실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