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피티가 예술이 될 수 있을까?
지하철 벽, 낡은 건물 외벽에 그려진 알 수 없는 낙서들.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어떤 이에게는 그것이 진짜 예술의 시작일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스프레이를 들고 거리로 나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낙서’로 표현합니다. 장 미셸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도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낙서를 하던 청년에서 세계적인 화가로 떠오르기까지, 과연 무엇이 그를 그렇게 특별하게 만들었을까요?
작품 소개: 바스키아의 시그니처

바스키아는 1980년대 뉴욕 거리에서 그래피티 아티스트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의 초기 작업은 ‘SAMO©’라는 이름의 짧은 문구와 그림으로 시작됐죠. 이후 그는 캔버스에 글, 낙서, 해골, 왕관, 흑인의 얼굴 등 강렬하고 즉흥적인 이미지들을 거칠게 쏟아냈습니다. 그의 대표작에는 종종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정체성, 흑인 역사, 인종 차별,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이 들어 있습니다. 회화는 전통적인 구도나 기법보다, 메시지와 에너지로 채워졌습니다. 바스키아는 회화에 힙합적 리듬을 불어넣은 셈이죠.
거리에서 미술관으로

그의 작업은 뉴욕 예술계의 중심에 서 있던 앤디 워홀의 눈에 띄면서 대중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갤러리에 초대받고, 세계적인 미술관에서 전시되었으며, 그의 작품은 수십억 원의 가치를 지니게 되었죠. 그러나 바스키아는 여전히 거리의 시선, 분노, 유머를 담아내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수했습니다. 그는 미술이 ‘누가 그렸느냐’보다 ‘무엇을 말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듯했습니다.
왜 바스키아가 지금도 중요한가?

바스키아의 작품은 단지 그림이 아닙니다. 그것은 시대를 향한 ‘말’이고, 시스템에 대한 저항입니다. 그는 미술계의 정통성, 백인 중심성에 대한 도전이자, 흑인으로서 느꼈던 현실을 고스란히 붓으로 토해낸 작가였습니다. 그의 왕관 모티프는 ‘흑인의 영웅들’에게 헌정하는 상징이기도 합니다. 농구선수, 음악가, 혁명가 등, 그는 잊히거나 외면받은 이들을 작품 속 주인공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인문학적 통찰: 예술은 누구의 것인가?

바스키아의 예술은 묻습니다. “예술은 꼭 미술관에 걸려 있어야만 인정받을 수 있을까?” 우리는 지금도 SNS, 거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수많은 이미지와 텍스트를 소비합니다. 그 안에서 감정, 분노, 희망이 표현되고, 누군가는 그것을 ‘진짜 이야기’라고 느낍니다. 바스키아는 기존 예술 시스템이 받아들이지 않던 그 이야기들을, 미술의 중심에 올려놓은 인물입니다.
사고 확장을 위한 질문
– 여러분이 감정적으로 가장 뜨겁게 반응했던 이미지는 어떤 것이었나요? 그건 왜 당신에게 의미 있었나요?
– 예술은 기술과 훈련이 만든 결과여야 할까요? 아니면 누군가의 솔직한 이야기, 표현만으로도 예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맺음말
장 미셸 바스키아는 ‘낙서’로 시작했지만, 그 낙서가 지금은 수백만 달러의 가치를 갖는 예술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한 가지 질문을 남깁니다.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면, 당신은 오늘 무엇을 표현하고 싶나요?” 다음 칼럼에서는 또 다른 예술가가 남긴 메시지를 통해, 우리의 생각을 흔들어보겠습니다.